농촌- 삶터,쉼터 337

야생화 옮기기

윗집 전원주택 주인장께서 화단 정리에 도움을 청하신다. 멋모르고 화단 이곳저곳에 심었던 야생화들이 대단한 번식력을 자랑하면서 꽃나무와 반송 등 조경수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떤 야생화는 조경수의 키보다 더 웃자라서 화단의 풍경을 망치고 있었다. 대안을 제시하였다. 몇 품종만 남겨두고 전부 필자의 농원으로 옮겨심기로 했다. 마땅한 운반도구가 없어 연꽃과 수련을 키우던 검은 플라스틱 대야로 세 차례나 옮겨오니 그 수량이 제법 많았다. 심은 장소는 항상 뭔가 빠진 듯 허전하게 보였던 소나무 밑에 주로 심고 꽃이 안 달린 작은 것들은 새로 만든 여름 꽃밭의 울타리 역할을 하도록 줄을 맞춰 가장자리에 심었더니 풍경이 새롭게 변하는 것 같아서 흡족하다. 특히 큰 나무 밑의 야생화들은..

장맛비

장맛비가 무섭게 경남 일원에 따르고 있다. 서북부-진주 일원과 의령, 합천 지방-에는 호우경보까지 내려졌고 진주시내와 의령 벽계 유원지는 빗물에 침수되거나 계곡물이 넘쳐나고 있다. 계획도시 창원에는 이렇다 할 침수피해는 보도되지 않고 있으나 농원의 연못이 궁금하여 확인차 둘러보니 약간의 피해가 있다. 평소 비바람에도 끄떡없던 진입로가 많은 강우량에 견디지 못하고 파여 버려 작은 개울이 생겨 버렸다. 농원의 비탈에도 배수로 폭이 더 넓어져 있고 세 개의 연못에는 빗물이 넘쳐흐른다. 아산(온양) 백연이 심긴 연못에는 백연이 개화되었으나 빗물을 머금다 못해 무겁게 고개를 떨구고 있고 또 다른 백연과 홍연의 꽃봉오리는 허리를 곧게 세워 그런대로 버티고 있다. 온실 안에도 빗물이 스며들어 흥건하게 물이 고여 있어..

꽃나무 아주심기

가정의 달을 맞아 청도에서 요양하시는 장모님을 병문안하고 귀갓길에 밀양시내의 꽃가게에서 분홍색의 영산홍에 반해 차를 멈추었다. 즉석에서 영산홍 20그루와 흑장미 1그루를 구입하여 농원으로 향했다. 동업자의 의향를 따른 것이다. 삽 목장과 온실 속의 해바라기, 수박, 수세미, 칼라 호박 등의 포트묘에 물 주기를 하고 바로 꽃나무 심기를 하였다. 영산홍은 온실의 처음과 끝 구간에 심어주고 흑장미는 연못가에서 햇볕을 많이 보도록 해서 검붉은 장미를 즐기자고 한다. 그대로 심어 주었다.

바람의 언덕

농원이 위치한 곳 주위는 단감나무 밭으로 둘러 싸여 있는 구릉지이다. 지형적으로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라서 언제나 바람이 분다. 일기예보에서 강풍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이곳은 거의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분다. 열대여섯 그루의 소나무도 바람이 제법 세게 불면 새순이 달린 멀쩡한 잔가지가 바람에 꺾여서 즐비하게 흩어지기도 하고 세 개의 연못에는 솔잎이 수면에 가득해지곤 한다. 대체로 바람이 센날은 남풍이거나 북풍인데 소나무의 가지들도 동서방향으로 발육되어 있어 저수지 풍경을 관망하기가 좋다. 바람이 잘 정리해 준 덕분이다. 오늘은 남풍이다. 시내에는 따뜻한 봄날씨로 포근했지만 농원은 '바람의 언덕'으로 변해 있었다. 동영상으로 찍어 기록해 둔다.

모란(흑룡금)의 개화

아침 마당에서 익숙한 꽃향기가 알싸하다. 포기 나누기를 한 모란꽃 한 개가 개화되어 있고 다른 가지의 꽃망울은 한껏 부풀고 있다. 언제나 이때 쯤이면 누리는 기쁨이지만 올해는 포기 나누느라고 뿌리가 많이 다쳐 꽃의 크기도 잎의 모양도 빈약한 편이다. 그래도 향기만큼은 예년에 뒤지지 않고 강렬한 것이 예사롭지가 않다. 꽃망울이 열두어개 남짓하니 한 열흘 동안은 모란 향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모란(목단)꽃 포기 나누기

집 마당에 오래된 모란꽃이 있다. 최근에 품종명을 알게 되었는데 '흑룡 금'이라고 한다. 시중 가격이 포기당 약 7만 원 내외로 형성되는 최고급종임을 알게 되었다. 이 모란은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소중하게 기르시던 꽃나무인데 약 10여 년 전에 새집을 지어 이사를 할 때 필자에게 물려주신 나무이다. 부귀영화를 염원하는 뜻으로 지금껏 알고 있다. 집 마당에서 언제나 봄의 시작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꽃나무인데 이번에 포기나누기를 시도하였다. 그런데 그 작업이 만만치가 않았다. 뿌리가 깊은 곳까지 뻗어 있어 캐내기 너무 어려웠다. 10여 년 동안에 묵혀 놓았으니 당연한 결과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뿌리 나누기도 그 굵기가 너무 비대하여 4 무더기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

설중매 개화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봄꽃으로는 매화를 손꼽을 수 있다. 매화중에서도 청매보다는 홍매가 언제나 빠르게 꽃이 핀다. 6년 전 과수원을 조성할 때 묘목업체에서 홍매의 품종명을 '설중매'라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여러 자료를 검색해 보아도 설중매라는 품종은 찾아볼 수가 없지만 조경수로 쓸 이름으로는 운치가 더 있는 것 같아 그냥 설중매로 부르기로 하였다. 작년에 농원으로 이식한 설중매가 봄꽃으로 화사하게 꽃 이파리를 펼치고 농익은 달콤한 향기로 벌꿀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진 1 3.14 촬영 사진 2 3.14 촬영 사진 3 3.18 촬영 사진 4 소나무밭 밑에 심은 설중매의 개화 모습. 3.18 촬영 사진 5 3.24 촬영

홍의정 궁도장과 청보리밭

칼바람의 한파, 갑작스러운 봄 날씨, 그리고 또 동해안의 폭설-한마디로 미친 날씨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전남지방을 제외한 전국에 창궐하고 있는 구제역과 서해안의 조류독감은 한반도만 감기를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랜만에 동업자와 함께 서부경남의 의령군과 함안군에 새로 개설된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한 나들이를 나섰다. 약 2년 전 청보리밭 물결의 파문을 보여주었던 농지가 궁도장으로 변신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서다. 당초 군북면의 소나무밭 대체농지로 활용하려던 계획으로 구입한 밭이 느닷없이 궁도장으로 수용한다는 의령군의 공문을 받고 당황해했던 일도 어제 일이 되어 버렸다. 말끔하게 단장된 홍의정 궁도장에는 의령군 주민으로 보이는 어르신 두분이 힘껏 활을 당기고 계셨다. 홀대만 받는 농지로 있는 것보다..

겨울진객-고니떼

새해를 맞이하고 들뜬 몸과 마음을 노리고 독감이라는 손님이 찾아오셨다. 통상 일반내과에서 엉덩이 주사 한방에 이틀 처방약으로 해결되었던 그 감기가 아닌 독감이란다. 삼일 간격으로 영양제 링거를 1시간씩이나 허비하면서 3차례 거듭하여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한밤중에는 천식(?)이 아닌가 할 정도로 연속되는 기침에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다행히 식욕은 조금도 이상이 없어 세끼 먹거리는 어구같이 먹어 재낀 덕인지 어제부터 숨쉬기 조금 수월하게 되었다. 계속되는 한파에 저수지의 결빙 수면은 훨씬 늘어나 있다. 연꽃을 번식시키는 저수지의 가장자리에는 결빙구간과 얼지 않은 수면에 고니 떼와 오리 떼가 먹이활동을 요란스럽게 하고 있다. 유독 고니 떼의 소리가 크게 들린다. 한쪽에서는 세 쌍의 고니 무리가 구애의..

철새축제

일요일 따스한 가을 들녘을 즐기러 주남지로 동업자와 동행하였다. 동읍 덕산의 철도건널목에서 밀리기 시작한 차들로 인하여 주남지 입구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다. 임시주차장을 2곳이나 운영하고 경찰,자원봉사자들이 교통정리를 한다고 애를 쓰고 계시지만 역부족인 것 같다. 주차장도 만원이고 "우리는 언제든지 즐기는 곳이니 다른 사람에게 양보합시다"하고 동업자는 바로 농원으로 향할 것을 요청한다. 월잠리 속 임시주차장까지 진입하였다가 축제장 입구만 보고 지나칠려니 현수막이 차량 여기저기에 어지러 히 걸려있다. 철새축제를 즐기러 오신 분들은 대부분 영문을 모른 채 바삐 축제장을 오가고 있는데 마을분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세를 과시하고 계신다. 주남지는 본래 농업용 저수지이고 저수지를 축조할 때 나이 많으신 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