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9

곰취 씨앗 포트파종

취나물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치는 곰취 씨앗을 얻었다. 그것도 파종전 전 처리과정(휴면타파, 지베렐린 처리)을 모두 마친 촉촉이 젖어있는 곰취 씨앗이 작은 비닐봉지 속에 소복이 들어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일부 씨앗은 이미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뿌리가 껍질을 뚫고 돋아나 있다. 포트 파종용 상토를 구입해서 구멍당 대 여섯개씩 묻어주고 저면관수로 흠뻑 물을 적셔준 후 온실 창고 쪽에 옮겨주었다. 온실 쪽은 겨울철이지만 온실효과로 건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추가 사진 6:17.3.29 촬영(온실 쪽으로 옮겨 5일마다 관수) #추가 사진 7:17.3.29 " ( " " )

과수원 갈무리

매실, 반시, 둥시, 은행나무와 오가피가 심긴 과수원의 갈무리에 나섰다. 매년 이맘때면 감작황에 따라 홍시로 숙성되기 전 두어 상자를 따다가 집안에서 숙성시킨 홍시를 맛본 후에 오늘처럼 늦가을 날씨답게 일교차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서리가 내려 자연산 홍시가 되면 가지에서 직접 따먹는 즐거움을 누려 왔다. 그러나 제일 먼저 감나무쪽으로 간 동업자의 놀란 듯한 목소리가 뒤통수를 야무지게 때린다. '감나무에 감이 하나도 없어요!' 무심코 예초기를 결속하다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으나 몇 그루 안 되는 감나무 앞에서 보니 한알도 남긴 없이 누군가 감을 모조리 따 가버려 단풍 든 감나무잎만 무성했다. '굵은 홍시 만들라꼬 꽃도 따주고 애기 감도 솎아주고 비료도 나무마다 듬뿍 주었는데....' 사라진 ..

밤줍기

여름 소나기처럼 연 사흘간 내린 가을비는 논농사나 단감 작황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가을비는 모두 중국이나 일본으로 향하는 태풍 때문에 생긴 비구름의 영향인데 강풍이나 돌풍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사흘 만에 방문한 농원에는 잡초들이 다시 소복해졌고 30도 내외의 높은 기온으로 모기들이 코로 입으로 노출된 피부를 향해 돌진하여 흡혈 공격을 하는 통에 어떤 작업도 불가능하다. 마지막 종족보존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자연 생태계의 치열한 투쟁이라고 해줄 만하다. 모기를 피해 할 수 있는 일은 밤나무 아래 흩어져 있는 밤 줍는 일이다. 윤기가 나는 깨끗한 밤톨은 손으로 주우면 되지만 밤송이 채로 떨어진 것들은 두 발로 재주부려 밤송이를 벌린 후에 집개로 주워야 피해(?)를 덜 본다. 오랜만에 하..

무화과

무화과 꽃이 맺혔다. 무화과나무의 애드벌룬처럼 생긴 꽃봉오리 꼭지가 열십자(+) 모양으로 벌어지면 수수 알갱이처럼 생긴 낱개의 꽃망울(?)이 빼곡히 차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 것이 무화과의 꽃이며 이런 상태로 농익어 버려 열매는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들큼한 딸기잼 향기에 벌꿀과 파리들이 주위를 맴돌며 들락거리지만 별 의미 없는 짓임에 틀림없다. 꽃은 생기지만 피질 못하니 불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화과를 따내니 하얀 수액이 넘쳐 흐르는게 마치 연꽃이나 연잎을 잘랐을 때 흐르는 하얀 수액과 흡사하다. 작년부터 무화과가 몇개 달리기 시작하길래 올봄에 전지작업을 하면서 튼실한 가지 10개를 노지 삽목 하였더니 그중 3개가 뿌리를 내려 활착에 성공했다. 올여름의 폭염에도 살아남은 애기 무화과는 내년 봄에 ..

무인항공기 농약 살포

농사용 대형헬기로 볍씨를 뿌리고 농약 살포하는 영상은 70년대에 이미 대단위 농업지구에서 흔하게 보아왔으나 무인항공기가 농약을 뿌리는 장면은 경지정리가 덜된 소규모 계곡이나 산지에서는 보기 힘들다. 동읍의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무인헬기를 이용하여 소규모로 농약을 뿌리는 시험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몇 장면을 소개드린다. 드론 농약살포기는 무인헬기처럼 프로펠러가 아래로 내뿜는 바람의 세기가 약해서 볏잎 뒷면과 줄기 깊숙이 서식하는 병해충이 있는 부위까지 농약이 살포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서 농약제의 선택과 드론 살초기의 조합이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다. 부디 시험사업이 성공해서 올해처럼 폭염이 계속될 때 무인헬기농약살포기가 소규모 논농사 지역에서 실력이 발휘되어 연로하신 농촌 어르신들께서 조금이라도 쉽게 농사..

아로니아 수확

작년에는 글공부한답시고 농사일에 게으름을 피웠더니 농원 근처에 서식하는 텃새들에게 아로니아를 전부 뺏겼던 터라 실농(?)을 면할려니 장마 중에 어쩔 수 없이 수확할 수밖에 없다. 검붉게 익은 열매를 살펴보니 윗쪽에 듬성듬성 열매 빈자리가 보였고 텃새 짓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새벽 5시 하얀새벽에 농원에 도착하여 약 1시간 반 동안 급하게 열매 수확을 끝내니 다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나머지 잔량은 해 좋은 날에 수확할 예정이고 텃새가 달겨들면 별 볼일 없게 된다. 집에 와 아로니아 열매를 세척하고 수제한 후 계량을 해보니 약 6킬로그램 정도 되었고 소포장 분할하여 비닐봉지에 담아 급랭 처리했다. 수제 플레인 요구르트를 첨가하여 믹서기로 갈아 마시면 안토시아닌 효능을 톡톡히 볼 수 있다고 한다.

멧돼지 피해복구

마을에서 빤히 보이는 곳에 있지만 겨우내 멧돼지의 습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청도 과수원의 피해복구를 끝냈다. 연못 주위에서 진흙목욕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3년 전 겨울이었고 그 범위가 점점 커지더니 작년 겨울에는 그 깊이까지 꽤 깊어져 어지간한 모난 자갈은 모두 파헤쳐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물며 지난 겨울에는 멧돼지의 발호가 극에 달해 아랫터의 반시감 밭까지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영역을 넓혀 놓았고 경계 돌담을 사정없이 무너트려 놓기까지 이른 것이다. 오늘 피해복구를 위한 돌 석축 기초파기를 해보니 거의 어른 손가락 굵기의 지렁이가 여러 개체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식물성 뿌리를 해 먹는 것이 아니라 지렁이와 각종 애벌레 등등의 맛에 길들여져 과수원을 온통 자갈밭으로 만들고 있지 않나 의심이 ..

보리똥

농원의 대 여섯 군데 심은 보리수나무에 빨간 열매가 소복하게 맺혔다. 빨간색 열매가 좀 떨어져서 보면 꽃이 핀 것처럼 예쁘다. 열매가 많은 가지는 무게에 못이겨 축 늘어져서 가는 가지는 곧 부러질 것 같다. 보리수나무는 속성수 인지라 나무 수형을 잘 잡으면 조경수로도 손색이 없어 올 초순에 강전 지작 업을 해 주었더니 씨알이 굵기도 하거니와 많이 맺혀서 오히려 수형을 흩트리는 역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보리똥 수확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보리똥 서말이면 천식도 고칠 수 있다는 옛어른들 말씀이 있다.

억새 제초

매실 수확 전에 청도 과수원 억새 제초작업을 반쯤 마쳤다. 일요일 아침 늦으막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제는 체력이 달려 네 시간 이상 예초기를 메고 일하는 것은 무리다. 더군다나 동읍 석산농원의 쑥대밭 제초를 토요일 오후에 세 시간 동안 하느라고 미리 용을 써버려 체력이 방전된 탓도 있다. 제초작업의 순서는 먼저 진입로와 농막 주위의 억새를 말끔히 정리하면서 길 양쪽에 있는 홍매 청매 주위를 손본 후 거목으로 커버린 자두나무와 은행 오가피 그늘 속 달맞이 쑥대를 대충 정리하고 연못가에 번진 노랑꽃창포 꽃대를 마지막으로 정리했다. 동업자는 밭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사진찍기 삼매경에 빠졌다가는 복숭아와 감나무에 비료 두 포대를 뿌렸다고 한참 공치사를 하고 홍매 청매 복숭아 자두나무에는 과실이 빼곡하게 달렸다.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