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7

나무시장

완연한 봄기운에 겨우내 찌들었던 마당의 동백꽃 꽃망울이 굵어지고 모란 새싹도 하루가 다르게 색갈이 짙어지면서 커지고 있다. 청도 과수원과 창원의 농원 그리고 집 마당에서 키우고 있는 적지 않는 유실수와 조경수 농사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무 욕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창원시 산림조합의 나무시장을 찾았다. 예전과 변함없이 나무시장에는 직접 꽃나무를 키우시거나 약초발효나 각종 건강주를 즐기시는 중년층 이상이 많이 오셨고 간혹 손자의 손목을 잡고 구경만 하시는 분도 더러 계신다. 게으른 농부는 키우고 있는 조경용 소나무류의 시세만 알아본다는 핑계로 그곳을 찾았다가 견물생심 하여 호두나무 접목묘 1주와 애기 홍단풍 5주를 덜컥 질러 버렸다. 올해의 나무시장도 예년보다 규모가 작은 것 같고 나무품..

처진올벚나무 이식

속칭 '능수벚꽃'으로 알려진 처진 올벚나무와 조경 소나무 각 한그루가 밀양으로 옮겨갔다. 조경전문가, 보통인부 두 사람과 굴삭기가 동원되어 분 뜨기 작업을 마치자마자 트럭 두대가 도착되어 상차작업까지 일사천리로 끝났다. 게으른 농부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촬영하면서 애틋한 감정이 내내 있었으며 근 15여 년 동안 나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마음은 섭섭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농원 입구가 나무들로 너무 복잡하였으나 나무 2 그루만 솎아냈을 뿐 인데도 너른 마당이 하나 생긴 것처럼 훤해져서 좋다. 농원에는 약 50여종,100여 그루의 초본류, 꽃나무, 조경수들이 자라고 있는데 반송, 홍송, 벚나무 등등 약 30 그루는 올해 안으로 처분할 예정이고 그리되면 약간의 농사소득도 기대할 수 ..

봄비-이별

지난밤부터 내리는 봄비가 오후 3시쯤 잦아들기 시작하였으니 꽤 많은 양이 내렸다. 오전 11시에 도착한 농원의 연못 3곳은 만수가 되어 물이 넘치고 있었고 저수지 쪽에서 어제까지 들리던 고니 떼의 먹이활동 소리가 뚝 끊긴 데다가 안개까지 자욱하니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그지없다. 온실 안의 화분에 심긴 꽃 연과 수련의 월동용 보온비닐을 벗겨낸 후 햇빛이 제일 좋은 온실의 정중앙에 화분들을 정리하고 그 옆으로 이랑 3열을 정비했다. 온실 안 작업은 비닐에 내리치는 빗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라디오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촉촉하고 아리따운 목소리가 시를 읊거나 영화음악을 들려주거나 하고 있으니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모를 지경이다. 내리는 봄비에 대한 지역별 현황도 수시로 알려주시는데 대구,안동지방과 제주도에는 함박눈..

봄맞이

겨우내 날씨가 따뜻한 낮에만 짬을 내어 조경수 가지치기를 조금씩 해온 덕분에 울타리와 대문 주위가 깔끔해졌다. 전지가위와 전지톱만 챙겨들고 하루에 서너 그루라도 틈만 나면 농원으로 가 일을 해보니 나무 다듬는 작업이 여간 재미있지가 않다. 빨리 자라는 속성수는 과감히 키를 낮추고 소나무와 같은 조경수는 수세를 보아 가지 하나를 쳐낼려고 하면 앞도 보고 옆도 봐야 되는 탓에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릴 정도로 궁리가 많아 지기 일쑤다. 올겨울은 유난스럽게 한파주의보도 많았으나 입춘첩을 현관에 붙일 즈음에 거의 일이 끝났고 오늘은 잔디용 스프링쿨러릍 가동하여 당귀와 방풍나물 밭에 지하수를 흠뻑 뿌려주었다. 1월 초순무렵 첫눈이 찔끔 내린 후 비,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아 계속 건조주의보가 발령 중..

한파 후

약 보름 동안 이어졌던 영하의 날씨는 창원지방에 어울리지 않게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농원의 연못 세 곳도 어른이 올라서도 끄떡없을 정도로 두껍게 얼어 버렸다. 한파 후 일주일 전에 지하수로 가득 채워준 연못물은 계속되고 있는가뭄으로 바짝 마른 농원의 비탈면으로 새 버려 얼음 뚜껑만 남았다가 오래간만에 영상의 날씨가 회복되어 두 곳의 연못은 녹아내렸으나 한 곳은 아직 살얼음으로 남아있다. 두 시간에 걸쳐 다시 지하수를 채워주는 동안 소나무를 포함한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했고 저수지에서는 먹이활동을 하는 고니 떼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설날 전후를 임박해서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다. 주말부터 한 오일동안 또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으나 이번 추위가 마지막 추위였으면 좋겠다..

꽃연 화분 월동준비

농원의 온실에서 월동시켰던 꽃연과 수련 화분을 올봄 분갈이하면서 확인된 사실은 깊이가 얕은 화분 중 일부의 꽃 연 씨줄기가 엄동설한에 어는 바람에 씨줄기가 녹아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얕은 화분이란 사각형의 플라스틱 화분과 집에서 쓰임새가 없는 대형의 둥근 플라스틱 대야를 말한다.이런 폐품을 꽃 연화분으로 재활용하다 보니 깊은 연통은 월동에 문제가 없는데 얕은 화분은 월동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꽃연을 한 포기라도 더 건사하기 위해 화분들을 흙속에 파묻기로 했다. 꽃연 씨줄기는 화분 바닥으로 깊게 내려가 월동하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화분 바닥을 20 센티미터 정도만 땅속에 묻히면 월동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고추, 가지, 토마토를 심었던 곳을 약 30 센티미터 파내어 화분을 묻고 온실용 비닐을 두 겹으..

홍시 수확

문인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감을 따러 가잔다. 주말쯤이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는 예보에 놀라 미루어 두었던 감을 따야 한다는데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될 터 오후 출발도 어찌할 수 없다. 청도행 도중에 포항 지진의 지진동을 차속에서 감지했고 재빠르게 재난경보도 호주머니 속에 급하게 울렸으나 설마 청도지역까지,,, 하면서 가던 길을 재촉했다. 과수원에 도착하니 산지로 둘러싸인 계곡에는 늦은 오후의 마지막 햇살이 홍시가 조롱조롱달린 감나무에 따뜻하게 비추고 있어 비람은 차갑지만 바라보는 눈은 따뜻한 홍시를 보는 듯했다. 급하게 처남까지 밭으로 불러 경운기를 대기시켜 놓고 어스름해질 때까지 10 그루의 감 수확을 모두 끝냈다. 아주 홍시가 되어 껍질이 흐느적거리는 것들은 가지에 그..

꾸지뽕열매(2)

지난 오월 말에 처음 연둣빛으로 맺힌 꾸지뽕 열매가 진분홍색 열매의 과육으로 영글었다. 모두 네 그루의 묘목을 심은 것인데 두 그루에서 제대로 된 열매를 맛보았다. 과육을 따낸 자리에서 우윳빛 수액이 흥건히 흘러내려서 열매를 따먹기가 애처로울 정도로 부담스러워 서너 개를 맛본 후 남은 열매는 그대로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수액이 보전될 테고 내년에 싹 틔우고 성장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월 중에 관찰된 수염이 달린 연두색의 열매 모양이 꾸지뽕 꽃 인지의 여부도 지금까지 궁금하다. 퇴비비료를 듬뿍 부어줘 덩치부터 키워야 되고 생육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해야 된다.

감 수확

제21호 태풍’란’이 일본을 향해 북상하면서 일으키는 바람이 동해안의 강원도, 경북, 경남 그리고 부산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발령케 했다. 늦은 아점을 먹고 출발한 청도가는 찻길은 차체가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불어 제치면서 틈틈이 빗방울마저 뿌려서 와이퍼를 작동하면서 천천히 운행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과수원에 도착하니 햇살이 환하게 들이비춰서 환해졌지만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다. 작년에 감수확을 실패하고 망연자실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다시 한 해를 보내고 찾은 감밭에는 가을을 닮은 주황색 둥시감들이 가지마다 빼곡해서 동행한 동업자를 기쁘게 해 주었다. 한 시간 남짓한 기간 동안 씨알 굵은 감 두 상자와 은행열매 한 봉지를 수확하였으나 아직 감 딸 시기가 조금 빠른 것 같아 본 수확은 일주일 순연키로 했다. ..

황금송 묘목

황금송 묘목 한 포기를 선물 받았다. 문인화를 공부하는 화실의 도원 선생님께서 수업이 없는 월요일인데도 전화를 주셔서 화실까지 와 달라고 요청 하시길래 부리나케 가보니 하얀 비닐봉지에 담긴 황금송 묘목을 주시면서 두 포기중 하나는 선물이고 또 하나는 잘 키워서 어른 키높이 정도만 자라면 되돌려 달라는 말씀이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정읍시의 지인 요청으로 '달마그림 퍼포먼스 '행사에 다녀오시면서 귀한 황금 송이라고 받아 오신 선물인 것이다. 봄에는 밝은 노랑, 여름에는 녹색 많은 노랑, 가을부터 겨울은 황금색을 띠는 3년생 황금 송이라고 한다. 키 1 미터에 밑둥치 굵기가 소주병 정도면 10~20 만원 정도 하고 키 2 미터에 밑둥치 굵기가 맥주병 정도면 50~150 만원 정도 호가한다고 한다. 집 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