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7

봄나들이

2 월말 이전에는 끝내야 할 부정지 전지작업과 매실나무 키 낮추는 작업을 끝냈다. 매년 전지작업이 필요한 것은 매실나무 가슴팎을 환하게 열어주어 햇볕을 듬뿍 받게 할 뿐 아니라 통풍을 원활하게 해 주어 과육을 튼실하게 하는 효과와 매실 수확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추위를 무릅쓰고 하는 야외작업이 그리 녹록치는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게으름 때문에 매년 매화가 필 무릎에야 끝이 날까 말까 한다. 동업자의 지원을 받기 위한 통사정이 받아 들여져 오랜만에 봄나들이(?)를 나섰고 때마침 만개하기 시작한 매화향에 동업자의 입이 귀에 걸리는 것을 훔쳐볼 수 있으니 봄맞이를 제대로 한 게 틀림없다. 언제나 개화시기가 빠른 홍매는 절정을 지나고 있고 청매는 이제부터 제철인 양 하얀 ..

대추 첫수확

밭에 지천으로 번식한 억새를 제거하기 위한 청도 나들이에 뜻밖의 수확을 거두어서 동업자는 신이 났다. 세상을 버리신 시어머니가 부산아파트의 울타리가에 심었다가 어른 어깨 높이만큼 자랐을 때 이곳 매실밭에 옮긴 대추나무에 굵직굵직한 연두색 대추알이 달린 것이다. 몇 해 동안 죽을 듯 살 듯 겨우 생명을 부지해 오는데 그놈의 환삼덩굴마저 이 대추나무를 못 잡아먹어서 매년 낫으로 머리까지 뒤덮은 덩굴을 잘라주기를 반복했던 그 대추나무에서 소담스러운 대추알이 맺힌 것이다. 비록 수량은 많지 않아 추석 차례상에 안성마춤일 정도이지만 첫 수확에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추뿐만 아니라 은행열매도 올해 처음 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은행 묘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브랜드명은 "왕방울 은행"이라고 불리는 놈..

매실 수확

청도 과수원의 지난주에 덜 끝난 억새와 망초에 대한 제초작업을 마무리하고 청매실을 일부 수확했다. 동네 시장에는 매실이 이미 출하되어서 값싼 매실도 보이지만 우리 과수원은 약 2주 더 숙성되어야 물건이 될 것 같아 일부만 수확했고 매실 따는 작업은 동업자 몫이다. 오늘 작업에는 연못가에 과다번식한 노랑꽃창포 제거작업도 포함되어 예상했던 시간을 훨씬 넘겼으나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30분마다 강제 휴식(?)을 당하는 바람에 더 시간이 걸린 탓도 있겠다. 이제는 못이기는 채 동업자의 청을 들어주면서 사는 게 점점 이력이 붙어가고 그게 심신이 편해진다.

예초작업

장인어른께 물려받은 청도 과수원은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제초작업을 해준다. 매실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오갈피나무 등등이 모여 있는 과수원이다.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초작업은 오후2시쯤 예초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멈출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진입로와 농막 주위는 깨끗이 정리되었고 진입로 위쪽 반은 거의 마무리되었기 절반 이상은 제초작업이 끝난 셈이다. 한여름 같은 무더위에 예초기 덕분에 고생을 덜 수 있어 다행이다. 제초작업 끝내기는 2주후 매실 수확할 때 정리하면 된다.

고추모종 정식

작년에 아삭이고추를 심어서 여러분에게 청정채소의 진면목을 보여드리는 재미를 봤었다. 그때의 재미를 다시 맛보기 위해 고교 동창과 함께 온실 안에서 반나절 동안 땀깨나 흘렸다. 지난겨울 동안 바싹 메말랐던 땅을 일구고 이랑을 만든 다음 동물 부산물퇴비를 속에 넣어 다진 후에 멀칭을 했다. 멀칭 전에 지하수를 듬뿍 뿌려서 포트 파종 묘의 활착이 쉽도록 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 정식한 품종은 아삭이고추 대형종 20포기,대추토마토 6포기, 가지 3포기로서 여름이 오기 전부터 아삭 거리는 풋고추와 대추토마토를 맛보는 즐거움이 기다려진다.

조경 소나무 이식

경칩 절기를 맞아 농원의 조경수 소나무를 적정 간격으로 벌여주는 이식작업을 마쳤다. 어른 어깨 높이로 자란 적송과 금강송을 접붙인 반송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소나무 생장이 나빠짐에 따라 나무의 수형이 헝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이식작업이다. 오전 중에는 소나 무분을 뜨는 작업만 진행하였고 점심식사 후 굴삭 장비를 투입하여 이식할 장소에 심겨 있는 벚꽃나무 5주, 참중나무 6주, 쉬나무 3주, 가시나무 2주, 어른 키보다 더 크게 자란 산초나무 1주, 라일락 1주, 흑광 명자나무 1주, 야생 매화 5주, 남천 5주, 꽝꽝나무 6주, 살구나무 3주 등을 캐어낸 후 분 뜨기가 끝난 소나무들을 차례대로 옮겨 심었다. 소나 무분의 무게는 장정 3명이 달라붙어도 들 수 없는 관계로 굴삭기 바가지에 벨트를 ..

온실비닐 교체

그저께 한파와 함께 불어 제킨 폭풍으로 솔가지가 부러져 온실 앞마당에 수북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온실 천장의 한 복판에도 비닐이 찢어져 구멍이 크게 뚫려버렸다. 온실 짓고 5년 만에 구멍이 뚫리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으니 이참에 창고 부분을 제외한 전면적인 비닐 교체가 불가피하다. 창원 지방도 오늘 새벽에는 영하의 날씨이었으나 비닐 공사업체 세분과 함께 헌 비닐을 벗겨내고 새비닐을 덮은 후 비닐 보강을 위해 그물망을 추가로 더 덮는 작업까지 마치니 정오가 지나버렸다. 거의 4시간만에 작업이 끝난 것이다. 온실 공사 전문업체의 직원들 세분 중 한 분은 오 년 전에 온실 신축작업에 오셨던 분이라 안면이 있는 인연으로 정성껏 일 해주어 여간 고맙지 않다. 고맙게도 잡담중에 그분에게 까치가 온실 천장 이곳저곳을 ..

자두수확

과수원을 일구면서 심은 후 처음으로 자두 한 대야를 수확했다. 매년 매실 수확 이후에는 과수원에 볼 일이 없어 자두는 처갓댁 주전부리로 전락한 지가 오래다. 며칠 전 자두가 많이 달렸으니 따 가라는 연락을 받고 차일피일하다가 동업자와 더불어 아침식사 후 바로 과수원으로 출발했다. 오늘따라 어찌나 무덥고 습한지 자두나무 그늘아래서 열매를 따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발갛게 잘 익운 것만 골라서 손이 닿는 거리만 수확하고는 작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약 20%정도 수확했을 뿐인데 다시 처갓댁 주전부리로 드려야 될 형편이다. 이제는 성목이 된 자두나무 일곱 그루가 멋진 그늘을 만들 뿐 아니라 자두가 본격적으로 달리는데 동업자는 베어 버리자고 야단이다. 한말로 돈이 되지 않는단다. 사는 재미가 어찌 돈으로만 계산되..

고구마모종 정식

올여름 장마가 제주도에서 전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하늘이 찌뿌덧하더니 빗방울이 오락가락한다. 첫 연꽃이 연못과 화분에서 꽃을 피웠고 나흘 전에 만들어 둔 고구마밭에 호박고구마 모종을 심었다. 모종 이파리가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들면 비닐멀칭을 할 예정이다. 네 개의 이랑에 불과한 작은 밭은 주전부리하기에 적당할 만큼의 고구마를 매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