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9

자두수확

과수원을 일구면서 심은 후 처음으로 자두 한 대야를 수확했다. 매년 매실 수확 이후에는 과수원에 볼 일이 없어 자두는 처갓댁 주전부리로 전락한 지가 오래다. 며칠 전 자두가 많이 달렸으니 따 가라는 연락을 받고 차일피일하다가 동업자와 더불어 아침식사 후 바로 과수원으로 출발했다. 오늘따라 어찌나 무덥고 습한지 자두나무 그늘아래서 열매를 따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발갛게 잘 익운 것만 골라서 손이 닿는 거리만 수확하고는 작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약 20%정도 수확했을 뿐인데 다시 처갓댁 주전부리로 드려야 될 형편이다. 이제는 성목이 된 자두나무 일곱 그루가 멋진 그늘을 만들 뿐 아니라 자두가 본격적으로 달리는데 동업자는 베어 버리자고 야단이다. 한말로 돈이 되지 않는단다. 사는 재미가 어찌 돈으로만 계산되..

고구마모종 정식

올여름 장마가 제주도에서 전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하늘이 찌뿌덧하더니 빗방울이 오락가락한다. 첫 연꽃이 연못과 화분에서 꽃을 피웠고 나흘 전에 만들어 둔 고구마밭에 호박고구마 모종을 심었다. 모종 이파리가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들면 비닐멀칭을 할 예정이다. 네 개의 이랑에 불과한 작은 밭은 주전부리하기에 적당할 만큼의 고구마를 매년 제공해 준다.

과수원 제초작업

과수원 제초작업을 사흘 만에 끝냈다. 첫째 날은 진입도로와 농막 주위를 정리한 후에 둘째 날에 매실나무 부근의 억새와 연못의 노랑꽃 창포 이파리를 제초하였으나 창포잎은 성장세만 주춤하였을 뿐 오늘 보니 여전히 기세가 등등하다. 굴삭기를 동원하여 제거작업을 하여야 할 것같다. 연못에 식재하는 수생식물의 선택에 오류가 있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 세째날은 자두나무를 타고 오르는 덩굴류의 잡초제거에 애를 먹었고 둘째 날 제거작업에 남겨놓은 둥시감 나무 부근의 망초 제거도 이만저만한 고역이 아니었다. 5월 셋째 주 일요일에 착수된 과수원 제초작업이 4주 만에 완성된 셈이다. 매주 일요일은 언제나 한여름 날씨였고 등에 뜨거운 엔진까지 짊어졌으니 오히려 여름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등과 허리에 열기가 집중되..

고추모종 정식

온실 안은 한여름이다. 무덥고 뜨겁고 땀이 비 오듯 흐른다. 고교 동창과 둘이서 아무 말도 없이 고랑을 내고 멀칭을 하고 고추 모종을 정식했다. 참을 수 없는 무더위에도 우분퇴비를 혼합한 흙에 고추 모종을 심었고 기계 관정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를 흠뻑 뿌려 주었다. 친구는 이제부터 진도관련 뉴스도 보지 말고 네 탓 내 탓 말싸움도 말잔다.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모든게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인 것을,,,

매실

홍매화가 지고 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꽃이 달렸던 자리마다 손톱 크기만큼 자란 붉은 매실이 탐스럽게 달렸다. 전정을 하면서 잘린 부분의 나무속을 보면 홍매는 꽃 색깔처럼 붉은 것을 알 수 있는데 매실의 겉껍질도 역시 붉다. 홍매는 꽃피는 시기와 매실의 숙기가 청매 보다 빠르고 청매의 수확기에 보면 홍매실은 농익어서 물렁거리기 때문에 매실즙 담을 때는 잘 쓰지 앉지만 홍매를 섞어 즙을 만들면 신맛을 잡아주고 매실향이 좋아지는 장점은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매실 수확을 하게 되기 때문에 태풍으로 인한 과실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서 농부에게는 효자 과실수다.

반송 순집기

3월 초순부터 조경수로 키우고 있는 반송의 새순이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봄비가 여러 차례 내리고 날씨마저 초여름같이 뜨거워지니 땅의 기운도 완전히 봄기운을 받아 새순이 콩나물 자라듯이 쑥쑥 뻗어 나 연약한 허리를 가누지 못하고 구부러 지고 있다. 꽃 연 분갈이와 연꽃 씨줄기 무상분양을 위한 택배 처리하느라고 순집기 시기가 늦어 버렸다. 이틀간의 봄비 소식에도 불구하고 흐린 날 순집기를 완료하고 나니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마음이 뿌듯하다. 그나마 고교 동창과 함께 사흘 전에 일부라도 미리 해 놓은 물량이 있어서 수월하게 끝낸 것 같다. 순집기는 소나무 가지 마디 간격을 좁혀주는 효과가 있고 조경수의 수형을 정돈하여 조경수의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새순이 목질화 되기 전에 해 주어야 좋다. 올 가을이면 소..

접목 실습

귀농귀촌 도시농업박람회에서 구입한 접목 가위로 찔레꽃을 대목으로 장미꽃을 접수로 한 접목 실습을 해 보았다. 난생처음 해 보는 기술이라서 서툴기 그지없으나 다섯 개째가 되니 접목 테이프 감는 기술도 곧 손에 익게 되었다. 대목과 접수를 바꾸어 접목하는 실습도 해 보았으니 잘 활착이 된다면 찔레꽃에 빨간 장미가 필 것이고 장미꽃에도 작고 하얀 찔레꽃이 필 것이다. 농원에는 접목할 소재가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제일 먼저 꾸지뽕 숫나무에 암나무 접수를 접목시켜 꾸지뽕 열매를 수확해 보아야 하고 두 번째는 돌감나무에 단감나무를 접목해서 단감이 달리도록 해 보는 일이다. 비가 그치면 내일은 단감나무 접목부터 시작해야 된다.

돌복숭나무 개화

닭 장안에 심겨 있는 돌복숭 나무는 한여름에 작지만 그늘막을 만들어 열기에 지친 토종닭들이 쉴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한다. 작년에 매실만한 크기의 돌복숭과 백설탕으로 즙을 만들어서 냉장고에 숙성시켰더니 그 맛이 매실즙을 능가함을 알았다.특히 향내가 싱그러운 것과 달콤한 정도가 적당하여 신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더니 오늘 날씨가 차갑고 바람마저 불어 제키는데도 분홍색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이 농원을 구입하기 이전부터 심겨 있던 터줏대감 나무지만 나이는 십 년 안팎으로 비교적 젊은 나무이다. 돌복숭 나무의 과실이 분홍색 꽃만큼 많이 열리는 여름이 기다려진다.

배꽃

농원의 과실수는 모두 단 한 그루씩만 심었다. 배나무, 둥시 감나무, 사과나무, 꽃사과나무, 모과나무 등은 나무시장에서 묘목을 사서 꽂았고 단감나무는 10년생을 인근 단감 밭주인에게서 얻어 심었으며 기존에 심겨 있던 것은 돌복숭 나무, 토종 밤나무가 있다. 처갓집 사과 과수원 일손 돕기의 경험에 의해 터득된 결론은 다수확 생산, 때깔 좋은 상품, 저장기간 연장 등 수지 채산을 맞추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농약처리 농사법이라는 것을 알고 농약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과실수를 심되 자연 상태에서 농약 없이 먹거리를 얻자는 소박한 시도로 한 그루씩 맛만 즐기자는 고집이다. 단품 과실수에 농약처리는 비용효과 측면에서 보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 꽃이 피기 시작한 배나무는 작년에 딱 세 알의 배가 열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