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찔레꽃이 피고 있다. 산과 들의 양지바른 물가에 가면 어김없이 찔레를 만날 수 있고 땅 위에 바짝 엎드려 번식하는 찔레 줄기는 낫질을 하는 농부의 팔목이나 발목 정강이 언저리를 할퀴기 일수지만 지금쯤 늦봄이면 어김없이 노란 수술을 곧추세워 하얀 꽃잎이 활짝 핀다. 찔레꽃이 피기 시작하면 동네모퉁이 길너머에서도 찔레 향을 알아볼 수 있고 밭두렁 옆의 웅덩이가에 웅크리고 있는 하얀 꽃도 폈음을 눈치챌 수 있는데 이 알듯 모를 듯 한 순박한 향기는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애처롭고도 익숙한 냄새다.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농원 이곳 저곳에서 굵은 줄기를 가진 찔레 여러 포기를 한 다발로 묶어 연못 입구에 모아 세워 심었는데 이제는 제법 싱싱한 가지를 사방으로 뻗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