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 앞 단감나무 과수원의 양지바른 곳에는 11월부터 다음 해 4월 말까지 빨간 모자 빨간 조끼를 입으신 영감님 한분이 위치하고 계시는데 바로 산불 감시인이다. 올해는 감시구역이 넓어져서 오전 중에는 옆동네 인근 산에서 순찰을 도시다가 오후에 농원 쪽으로 이동해 오신다. 일흔이 훨씬 넘으셨는데도 건강관리가 완벽하셔서 붉으스레 한 안색이나 산불진화용 갈쿠리를 움쿼진 손목 하며 자그마한 키에 단단한 허벅지 하며 다부진 눈부리에 요즘도 시동이 걸리면 소주 두병 정도는 거뜬하시다고 한다. 말씀하시는 어투도 전형적인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는데 여느 어르신들처럼 골통 보수다. 어떤 때 언뜻 언행을 보면 우리 농원에 자주 오는 고교동기보다도 더 젊게 우락부락하게 입담을 과시하기도 하는데 다변가로서 신나게 소싯적 잡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