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9

양배추 결구

올해 만우절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양배추 포트묘를 선물 받고 정식한 지 거의 석 달이 지났다. 별 농약도 비료도 없이 잘 큰다는 말씀은 오보였다. 두터운 잎을 즐기는 달팽이를 구제하고 나니 봄가뭄에 진딧물이 창궐하여 양배추의 속잎을 절단내고 말았다. 무농약으로 버텨볼려니 고압 지하수로 진딧물을 세탁해 주는 방법밖에 다른 수단은 없었다. 다행히 구멍 숭숭 뚫린 이파리에도 속잎은 결구되기 시작한다. 그중 생육이 빠른 두 덩이로 양배추 김치를 담가 오늘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나머지는 여러분에게 나누어 드릴 작정이다. 처음 농사로는 꽤 성공작(?)이라 자평한다.

난쟁이 해바라기의 개화

작년에 농사지은 해바라기는 어른 키보다 더 크고 꽃 쟁반도 큰 접시보다 더 크게 자라는 대형 품종이다. 해바라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이후 키가 50~70 센티미터만 자라면서 꽃 쟁반의 크기는 대형 품종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씨앗 20 여개를 구할 수 있었다. 예전과 같이 포트 파종을 하고 노지에 옮겨 심었더니 생육이 매우 좋아서 꽃이 피기 시작한다. 품종의 특성이 좋아서 올해는 씨앗 증산을 위한 일련의 작업만 할 생각이다.

기계관정 수중모터 교체작업

농원을 인수할 때 세 가지의 특장점을 고려하여 구입 결정을 하였다. 첫째는 적송,해송이 섞여 있는 소나무밭이 으뜸이고 둘째는 빼어난 경관에 마음이 뺏겨 버렸는데 금상첨화로 농업용수로 쓸 수 있는 우물(기계 관정)이 토지 내에 위치하는 점을 세 번째 장점으로 꼽았다. 며칠간 계속된 초여름 날씨에 갑자기 우물의 수량이 급감되어 전문업체에 기술진단을 맡겼는데 알고보니 이 업체가 처음 우물을 개발한 업체였다. 이 우물(기계관정)은 1995년도에 단감 조합에서 단감 과수원 조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시행된 사업의 일환으로 시의 보조금이 투입된 농업용 관정이다. 당시의 시비 보조율은 알 수 없지만 업체 사장의 말씀에 따르면 총공사비는 320만 원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이용 시설비(수중모터 설치공사 포함)가 포함된 공사..

억새 제초작업

가정의 달 오월 셋째 주 일요일은 과수원의 만연한 억새 제거작업을 나섰다. 동업자와 단 둘이서 나선 휴식 시간을 갖기 위한 나들이이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준비한 주먹밥과 오이 등을 나눠 먹으면서 천천히 늦은 봄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과수원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상쾌하다. 그러나 과수원 현장의 억새풀의 상태는 한나절의 고통을 예고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준비한 방염의 옷차림도 무색하게 작업이 시작되고 십여 분도 지나지 않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평소에도 땀이 많은 체질은 일을 할때에는 여간 불리하지 않다. 농막 주위의 억새는 약 보름 전에 손 낫으로 베어주었건만 어느새 어른 허리 정도 자라 버렸으나 그 줄기는 연약하여 예초기의 칼날에 쉽게 넘어진다. 동업자는 디카를 챙겨들고 과수원 속으로 사라지더..

양배추

먹거리의 종류는 많다. 한국이 원산지인 토종이 있고 외국에서 흘러(?) 온 동. 식물이 있을 것이다. 양배추는 아마도 토종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인체 내장,,, 특히 위장에 특별한 식품으로 알고 있다. 농원을 운영하다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 동식물도 만난다. 이웃의 농업인께 달포전 양배추 한판을 필자에게 맡긴 적이 있다. 제대로 된 농사를 본보이라면서 넘겨주신 것이다. 정식 후 갈무리가 몇 번째 인가? 별 비료가 없음에도 생육이 좋다. 봄비도 여러차례 지나고 기록이 필요할 것 같아 게시드린다. 양배추 128포기를 농사짓고 나서 아마도 인심을 굉장히 잃을 것 같다. 나누어 주겠다는 풍(?)이 128번이 넘었으니,,,,

단감나무

농원이 소재하는 야산에는 단감나무 밭이 천지에 널려 있다, 주인이 바뀐 앞집 뒷집의 단감 밭은 넝쿨에 이기지 못하여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타지인으로 주인이 바뀐 탓이다, 그래도 폐농이 싫어서 끝가지 가보겠다는 농업인이 예사 외로 많은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다름이 않을 것이다. 필자가 아는 새 농업인은 국내 유수의 재벌기업 출신의 기술직 출신으로 부친의 가업인 농업을 물려받아 평소에 겸업으로 농사를 잘 짓다가 막상 제대(퇴직?)를 하고는 답이 없는 농사가 인생의 대안 이 되지 않는다면서 농사를 포기하시겠단다. 봉급생활의 달콤한 일상을 잊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비용대 수익 개념의 경제이론에 절대로 들어맞지 않는 농업에 안타깝지만 그분의 선택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럴 거면 단감나무 ..

포구나무

4년 전에 옮겨 심었던 포구나무를 만나러 갔다. 동네 친구와 동행하였음은 물론이다. 이번에 3번째 동행이다. 포구나무가 있는 밭은 반송 소나무, 남천, 편백, 개나리, 뽕나무 등을 옮겨 심었던 조경수용 밭이었는데 멧돼지가 주기적으로 목욕을 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쑥대밭이 돼버려 뽕나무만 남겨 놓고 전부 석산 밭으로 옮겨버린 지가 4년째이다. 필자의 키에 근접하던 포구나무가 이제는 친구의 옷을 걸어 줄 수 있을 정도로 훌쩍 커버려서 마을 정자나무 포스(?)가 난다. 그늘막 역활을 충분히 하고 있다. 튼실하게 자란 포구나무에게 '반갑다. 친구야'하고 속삭여 주었다. 너를 절대로 화목으로는 쓰지 않을께 하면서,,, 오디 생산용 청일 뽕나무의 전정 겸 삽목 작업을 마무리하고 몇 장면 게시드린다. 청일 뽕은 상주시..

아로니아 삽목 분양

곡우 절기에 맞게 봄비가 많이 내릴 모양이다. 3월부터 4월 중에는 밀식된 조경수를 적당한 간격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하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였고 어저께는 온실 안의 포트 파종한 해바라기 새싹을 온 농원에 퍼트려 정식하는 일을 끝냈다. 동네 친구를 부르다가 혹은 혼자서 한여름의 노란 해바라기 꽃을 그리면서 그동안 땀을 많이 흘렸다. 농원 한모퉁이 해송 그늘에 마련하였던 노지 삽 목장에는 눈향나무, 사철, 아로니아, 동백, 보리수나무 등 여기저기에서 구한 나무를 삽목 하였으나 몇 품종은 삽목에 완전하게 실패하였으나 아로니아는 거의 전부 온전하게 뿌리를 내렸음을 오늘 확인하였다. 멀칭 비닐을 걷어내 보니 잔뿌리가 빼곡하다. 예상한 것보다 아로니아 삽목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두달전 친..

양배추 정식

생각지도 않은 양배추 모종 한판을 입수했다. 심어보라고 주는데 거절할 수 없어 친구를 불러 정식을 하는데 친구는 아주 열심이다. 이른 봄부터 극성인 잡초를 뽑고 봄 땡볕에 쪼그려 앉아 심으려고 하니 온몸이 고단하다. 남는 일부의 묘종은 작년 고구마를 심었던 반송 소나무 이랑의 비탈에 마저 심었다. 처음 농사 지어보는 먹거리 채소라서 기대가 매우 크지만 적지 않은 수량의 양배추가 풍년이 들면 여러분에게 나누어 드릴 생각에 마음이 벙벙하다. 부랴부랴 철거해 두었던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여 지하수를 살수하고 나니 뿌듯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이 밭은 틀림없이 친구가 책임지고 관리를 잘해 줄 것으로 보인다. 너무 열심인 것을 보면,,, 포트판의 빈 구멍을 헤아려 보니 128개이다.

온실 삽목장 설치

소나무 아래 그늘에 만든 삽 목장에는 보리수나무, 눈향나무, 사철, 아로니아, 치자꽃, 동백 등 꺾꽂이가 가능한 나무를 대상으로 그야말로 '닥치고 삽목'하였다. 인근의 조경전문업체의 사장님께서 필자의 농원을 방문하시고는 좋은 온실 시설을 내버려 두고 험한 길의 노지 삽 목장에 그리 정성을 기울이느냐고 반은 야유 반은 측은지심으로 방법을 가르쳐 주신 적이 있다. 그분의 지적대로 온실안에 삽 목장을 만들었다. 흙은 배수성이 우수한 황토라서 따로 처치한 기술은 없이 그냥 굵은 돌만 간추려 내고 4골의 이랑을 만든 후 폐목을 활용하여 햇볕 가리개 거치대를 설치했고 햇볕 가리개는 지인의 식당 인테리어 리모델링 때 발생된 소품 폐목을 활용하니 기막힌 작품(?)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