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367

자두나무 전지작업

청도 밭의 자두나무, 오갈피 그리고 은행나무의 전지작업을 끝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한파가 내습한다는 일기예보를 참고 삼아 비교적 수월한 큰 가지를 손톱으로 전지 하였고 50여 그루의 매실나무는 따뜻한 날을 받아 약 보름 동안 전지작업을 할 예정이다. 매화꽃이 피는 춘삼월 이전까지는 끝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청도 골짜기는 다른 곳보다 기온이 유난스러워서 벌써 연못이 꽁꽁 얼어있었다. 아침 9시에 시작하여 오후 1시까지 별로 한일이 없는데도 훌쩍 시간이 흘러버렸고 동행한 동업자는 코끝이 시리다면서 농막 속에만 계시다가 연습 삼아 잘라본 매실나무 3그루 밑에 널브러진 잔 가지를 한아름씩 가슴에 안아 치우더니 갈비탕 점심을 독촉하신다. 시린 코끝을 코로나 마스크로 보온하면서 얼렁뚱땅 일을 끝내고 단골 식..

김장

올해 김장은 배추 모종 60개와 '가을 청이슬'이라는 이름의 무 씨앗을 뒤늦게 파종한 것을 수확하여 동업자가 손수 담갔다. 온실 안의 배추는 생육 중에 겉절이도 수시로 사용되었고 노지의 배추는 계획(?)대로 어른 두 손바닥 크기로만 자라줬고 배추 속은 거의 생기지 않아 파란 겉잎뿐이다. 어제 오후에 배추를 수확하고 바로 소금에 절였다가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혼합한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이 숙성하기를 기다려 김장을 담그는데 오랜만에 배추농사를 지어 부엌 안에 양념 냄새가 그윽하게 퍼지고 있는 것을 보니 어릴 적 어른들이 여럿이 모여 떠들썩하게 김장 담그는 모습이 불현듯 상기된다. 고작 김치 냉장고용 김치통 2개로 끝난 김장이지만 음식 추억을 소환하게 한 값진 김장이었다.

적송

농원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중에서 가지와 줄기가 붉은 소나무가 5 그루가 있었고 씨앗이 떨어져 싹이 튼 애기 소나무를 양지바른 곳에 이식하여 조경수로 관리하고 있는 5~7년생 적송이 20여 그루가 있다. 그 외 일반 소나무들이 적송 주위의 근접거리에서 자생하고 있으나 조경수로서 가치가 별로 없기에 낮은 가지들을 고지톱으로 정리해 주어 적송의 생육환경(햇볕, 통풍)이 좋도록 해주었다. 4번 째와 5번째 적송은 사다리를 타고 나뭇가지에 올라가서 전정가위로 전지전정을 해 주었다. 농원 진입로에서 온실쪽까지 순서대로 5그루의 자생 적송의 진면목을 기록해 둔다.

고지톱

월요일 오후에 주문한 고지톱이 어제 오후에 도착했다. 농원의 장대 소나무의 가지치기 작업을 아침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 그루를 마쳤다. 농원을 차린 지 13여 년 동안 전문 조경업체에 의뢰하여 전정작업을 한번 하였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사다리 작업에다가 기존의 3 미터 고지톱으로는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더 높은 가지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고지톱의 구조는 낚시대로 비교해 보면 톱날까지 모두 네 칸으로 구성되고 총길이는 7.5 미터로서 무게는 2.7 킬로그램이다. 처음 톱질을 해보니 나뭇가지와 장대가 동시에 출렁거려서 작업이 어려웠으나 이내 나무와 장대의 출렁거리는 장단에 맞추어 톱질을 하니 조금도 힘이 들지 않았으며 10 센티미터의 굵기는 아주 쉽게 잘렸고 20 센티 굵기..

장바구니카트

6월과 9월 중에 전지 전정하였던 조경 소나무 아래에는 도태된 소나무 가지들이 수북이 쌓여 통행에 방해가 되거나 덩굴식물들이 자라서 줄기를 타고 오르는 등등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가 그지없었다. 한글날 연휴를 맞아 사흘간 소나무밭에서 진땀깨나 흘렸는데 문제는 작은 소나무잔챙이를 농원 대문 마당까지 운반하는 일이 난감하였다. 모아놓은 나무가지단을 가슴으로 안아 운반해 보았지만 어느 세월에 끝낼 수 있을지 까마득하였고 불현듯 며칠 전 못쓰게 된 장바구니 카트를 재활용할 잔꾀를 생각해 내곤 쾌재를 불렀다. 카트에 달린 실밥이 터져 흐트러진 비닐주머니를 떼어내고는 몇년 전 소나무 분을 들어 올릴 때 굴삭기 바가지 톱날에 걸어 사용하였던 고장력 바를 결합하니 멋진 운반 도구로 변했다. 비탈길 언덕의 좁은 통로에 안..

반송 전정

추석 연휴기간의 앞뒤로 열흘 동안 반송 소나무의 가을 전정작업을 끝냈다. 반송의 전지와 전정작업은 약 3여 년동안 충전식 트리머 또는 양손가위로 스포츠형 머리 깎기처럼 전정만 해주었던 터라 속 깍정이가 빽빽하게 들어차서 햇볕은 고사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아 소나무 생육에 큰 지장을 주고 있어 더 미룰 수 없는 일이었다. 사상 초유의 긴장마와 역대급의 태풍 뒤에 찾아온 청명한 가을 아래서 고가사다리 위에서 작업을 해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짜증없이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고 방역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해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열흘 중 하루는 가지 끝의 새순에 달라붙어 있는 솜가루벌레 방제를 위해 살충제 살포를 병행했다. 추석 연휴전의 세 자리 수의 확진자는 연휴기간 중에는 50명 내외..

가을꽃-꽃무릇

예년보다 약 보름쯤 추석이 늦어지는 바람에 수선화과의 꽃무릇이 벌써 꽃대를 올리고 있고 일부는 만개된 무리도 있다. 노지에 심은 김장배추는 두어 차례 가을비가 내렸는데도 겨우 뿌리를 내린 듯 하나 온실 안의 것들은 포기 간격이 없을 정도로 왕성하게 자랐다. 광화문 집회와 조용한 감염으로 인한 깜깜이 전파로 인해 수도권에서만 400여 명이상 확진자가 최고점을 찍었다가 38일 만에 두 자리 숫자로 확진자가 줄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를 접하면서도 고령자 위주의 사망자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다가오는 겨울에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 짐작된다. 좋아하는 영화보기,온천목욕 그리고 맛집 여행 등등 모두가 근 일 년이 다 되도록 못하고 있으니 딱히 우울증이라 진단할 수는 없지만 그냥 짜증이 많아..

김장배추

20여 년 넘게 절임배추를 구입하여 김장을 하던 동업자는 함안군 사도리의 조경 소나무밭의 빈터에서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한 김치 맛을 잊지 못하겠다며 배추심기를 고집한다. 그때의 배추농사는 직장생활 등등으로 인하여 1주일에 한번 정도 겨우 물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배추가 고랑고랑 잘 크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노랗게 익은 배추 속도 덜 찬 상태로 수확하여 퍼런 겉잎 몇 장만 붙어있는 상태로 양념을 발랐을 뿐인데도 환상적인 김치 맛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장터에서 배추모종 60포기와 무 종자 한 봉지를 구입하여 온실에 40포기, 조경 소나무 고랑 진입로에 억지로 고랑을 파서 급조한 이랑 한 곳에 나머지를 옮겨 심었고 이랑 귀퉁이에 무 씨앗을 파종하고 지하수를 듬뿍 뿌려주었다. 추억의 김장배추을 다시 맛보기 위해..

소나무 전지작업

지난달 30일(토)을 택일하여 농원의 소나무 전지 겸 전정작업을 시작하였고 속가지의 삭쟁이 제거와 수형잡기까지를 처음 시도했다. 통상 이맘때 쯤 전정가위와 트리머를 동원한 겉모습 정리 작업이었으나 올해는 작정하고 수형잡기에 도전하면서 개인방송을 10여 군데를 섭렵하면서 나름 새로운 정보를 한 달 전부터 준비했으나 막상 가지를 자르거나 톱질할 단계에서는 수많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첫날은 너무 의욕이 앞선 바람에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라면을 삶아먹으면서 강행군 하고나서 다음 일요일은 하루 종일 먹고자기를 반복하면서 동업자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아직까지 청춘인줄 아느냐' '나이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일 좀 할 수없느냐?'등등의 구호이다. 그리하여 합의한 것이 새벽부터 오전까지만 일을 하고 점심은 ..

멀칭 흙덮기 작업

코로나 19 때문에 일상생활이 흐트러진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버렸다. 집 가까운 농원에서의 잡일이 재미 없어지면 의령의 아로니아밭으로 농사 일거리를 찾아가는 것이 유일한 일상이다. 폐현수막 멀칭의 큰 단점은 현수막의 폭이 비닐이나 부직포 멀칭재료보다 훨씬 좁아서 이랑의 넓이 전부를 덮을 수가 없어서 고랑의 흙으로 가장자리를 꼼꼼하게 덮어주어야 수분 증발이나 잡초발생을 막을 수 있다. 아침 날씨가 꽤 차가웠으나 허송세월을 보내기 싫어서 동업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찍 출발했다. 노지삽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현수막 가장자리는 들떠버려서 바람에 펄럭거리고 잡초 나부랭이는 현수막을 들떠올라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햇볕 바라기를 하고 있다. 이대로 그냥 두면 어느새 어른 무릅까지 키가 자라서 아로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