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337

벚꽃

분홍빛 꽃봉오리가 맺힌 지 일주일이 채 못되어 팝콘이 터지듯이 벚꽃이 만발했다. 온실 옆에 삽목해 둔 동백나무 세 그루를 노지 밭에 이식한 후 스프링클러 살수작업을 하면서 이곳저곳의 봄꽃을 살펴보았더니 검붉은 명자꽃, 수선화, 노란 꽃 개나리 등등 활짝 피었고 배꽃, 애기사과, 모과나무에도 꽃망울이 봉곳하며 최고의 봄나물로 치는 따두릅, 엄나무, 가시오갈피, 방풍나물도 새순이 파랗게 올라와 있다. 지난 주내내 오미크론 확진자수는 30여만 명을 넘나들고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종인 스텔스 확진자 수도 50%를 넘어서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니 산 넘어 산인 어려운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봄은 완연해져 꽃 피고 푸르러졌으나 일상생활로 돌아갈 날은 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다.

얼레지 꽃

석산 농원의 온실 옆 언덕에서 군복 얼룩무늬를 가진 못 보던 야생초 네 포기를 처음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꽃을 찍어서 검색을 했더니 '얼레지 꽃일 확률이 90%입니다'라는 답을 얻었다. 검색자료 중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라 해서 자세히 봤더니 과연 그럴만하게 생긴 꽃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장대소나무 밑이라서 솔 씨로부터 발아되어 자라는 애기 소나무가 자생하는 곳이라서 셀 수없이 10여 년동안 드나드는 공간이었지만 어찌해서 오늘에야 발견되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일 년생 인지 다년생 인지는 모르지만 해마다 봄꽃으로 찾아와 주면 좋겠다.

살구꽃 개화

30여만 명에서 40여만 명을 넘나드는 오미크론 확진자에다가 매일 300여 명 내외의 고령자 위주의 사망자가 발생해서 전국의 화장장 시설이 난리법석이란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마지막 발악이 예상외로 크게 나타나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방역당국의 방임에 가까운 유행의 정점예측기간만 반복하는 졸속대책이 여간 우려스러운 것이 아니다. 최근 약 한달 반의 기간 동안 천만여 명의 확진자의 90% 가 발생되었다고 하니 어째 이런 일이 다 있는가 싶다. K 방역이 실종되었음이 분명하다. 지난 밤에는 처마 밑에 달린 풍경소리가 태풍급의 바람 때문에 심란하게 울리더니 어느새 봄비도 잦아들었다. 어제 아침에 농원에 핀 살구나무 3 그루에 연분홍꽃이 활짝 피었다. 예년에는 벚꽃이 활짝 핀후 벚꽃 꽃비가 내릴 즈음에 피던 살구꽃이..

양앵두 개화

강원과 경북지역의 산불은 금쪽같은 봄비가 내려서 진화되었다. 오늘 아침에 둘러본 농원의 땅거죽 상태는 촉촉하게 젖어있어 스프링클러 살수작업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고 홍매화에 이어 양앵두와 청매화도 활짝 피었으며 상사화의 새순도 봄비 덕분에 훌쩍 웃자랐다. 50여 년만에 닥친 겨울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늘에서 비가 더 내려야 하고 봄농사를 준비하는 농업인들께서도 더 많은 봄비를 갈망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는 지난 주말에 30만명을 훨씬 넘어 정점을 향하고 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가 있었고 곧 일상 회복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 하니 이 또한 봄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첫얼음

아침 8시 09분에 확인한 농원의 연못 3개 중 한 곳에 살얼음이 얼었다. 새벽에 느닷없이 농원에 살고 있는 들고양이의 사료 주려고 가자는데 말릴 이유가 없어 길을 나섰고 간 김에 주남저수지의 철새 떼의 새벽 동향도 살펴볼 생각이었다. 주남저수지는 예년보다 철새떼의 개체수가 크게 늘지는 않은 것 같았고 고니 무리도 대가리를 날개깃에 묻고서 새벽잠에 들어있고 몇 마리는 아침 햇볕에 힘차게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아침 공기가 싸늘해서 코끝이 시려 저수지 수변도로를 걷다 말고 다시 농원으로 돌아와 주변정리를 하다가 언덕을 오르는데 모아심기 한 단풍나무가 아침 햇볕을 받아 빨갛게 타오르고 있다. 살얼음이 낀 연못옆에 선 새빨간 단풍나무가 연못에 낀 살얼음을 다 녹이며 서 있다.

정선아라리

며칠 전 한국방송(KBS)의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경기민요의 김영임 명창께서 출연하셔서 경기제 정선아리랑의 일부를 열창해 주셨다. 아침나절에 들어도 금방 눈가가 촉촉해지는데 동업자는 아침부터 청승 떤다고 핀잔 일색이지만 정선아라리에 푹 빠져 있는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당연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선언되고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시국이 계속되니 혼자 놀기로 시작하여 농사일, 서예 등등에도 열중해봐도 여전히 시간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우연히 조경소나무의 전지, 전정과 드릴 접목에 관한 유튜브를 시청 중에 중앙대학교 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는 김영임 명창의 풀버전 정선아리랑을 시청하면서 곡조와 가사 내용에 감동받아 끝내 눈물이 주르륵했던 후부터 정선아리랑..

가을안개

9월 두 번째 공휴일 아침에 농원 나들이를 다녀왔다. 농원의 단골손님인 들고양이 한 마리가 두 번째 출산을 했는데 사료 챙겨주기가 하루의 일과처럼 주요한 일이 되었고 동업자가 새벽부터 농원행을 청탁한 것이다. 집을 나서보니 집 앞 공원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간선도로에도 모든 차량이 전조등을 켠 채로 천천히 운행 중이었고 농원의 진입도로에도 안개에 잠겨있는 것으로 보아 분지형의 창원시가지 전부가 안개에 푹 잠긴 것이다. 지난겨울에도 안개가 심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보다 더 짙은 안개인 듯했고 이번에도 안개가 배경 역할을 해서 나무들이 또렷이 보였고 겨울보다 솔잎의 빛깔이 더 짙푸르고 솔잎 밥이 다북해 졌다. 동업자가 고양이 먹이주기와 온실안의 홍고추와 풋고추를 따는 동안 온실 주변의 장대 소나무와 조경 소나..

국지성 폭우

중부지방에서 시작한 국지성 폭우는 지역에 따라 직경 1 센티미터의 우박이 섞여 내린 곳도 있었다. 창원지역에는 정오 무렵부터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마침 농원에서 소나무 순 자르기 뒷정리와 통나무 벤치 다듬기 작업을 하였으나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 속까지 파고들 정도로 불기 시작하므로 다소 열기가 있는 땅기운 때문에 땀도 식힐 겸 장대 소나무 그늘에서 강한 바람의 조화를 재미있게 구경했다. 연못의 연이파리는 남동~동남풍이 불어오는 대로 이파리가 뒤집혔고 벚나무, 녹나무, 개복숭아, 밤나무 등 연한 잎을 가진 나무들은 격한 자세로 몸이 뒤틀려 잎과 가지가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렸으며 주남저수지 수면에는 하얀 파도가 생겨 육안으로도 식별될 정도였다. 그러나 전기목공구로 통나무 벤치 다듬기 작업 ..

모란

마당의 모란 전경 농원의 온실에서 월동한 직파 모란 실생묘 마당 한 모퉁이에서 3 년째 월동한 실생묘 농원 온실에서 싹이 튼 접목묘 위와 같음 마당에 심긴 접목묘 모습 위와 같음 모란꽃이 활짝 폈다. 새벽부터 알싸한 모란 향이 마당 한가득하다. 며칠 전 봄바람에 현관 출입로 쪽으로 넘어진 가지에서 핀 모란꽃은 식탁 꽃병으로 옮겨졌다. 농원과 마당 한 모퉁이에는 작약 뿌리와 접목한 모란 접목묘에서 싹이 터 자라고 있고 3년여 전부터 모란 씨앗을 직파하여 싹이 튼 실생묘도 월동에 성공하여 1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올봄에는 모란 실생묘와 접목묘를 관리하기 위하여 온 힘을 쏟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만족한 시간을 보냈다. 활짝 핀 모란꽃과 향기가 기쁜 마음을 가지게 하는 본질이다.